일본 미디어 산업의 현황 2010.07.05 10:43
yjhuny 조회 7265 / 덧글 0
이시카와 사카에 (일본 조치대 신문학과 교수)의 발표문과 토론 내용 요약임

 ○ 일본 방송의 태동기에 있어서의 신문과 방송의 관계

  - 일본 라디오 방송은 1925년부터 시작됐는데 설립 방침은 다음과 같음
  ·도쿄, 오사카, 나고야 세 지역에 방송국 허가
  ·각 도시의 방송국은 1국을 원칙으로 할 것
  ·사업은 가능한 각 도시마다 토지의 유력자, 신문사, 통신사 및 무선기기제조업자들에게 합동 경영을 하도록 할 것
  ·영리를 주로 하지 않으며, 광고를 방송하지 않을 것

  - 이에 따라서 비영리목적의 사단법인의 형태로 면허를 취득해 방송국을 설립하였고, 각 단체가 방송국에 임원을 파견하였음
  ·1925년 도쿄방송협회가 본 방송을 개시하였을 때, 임원들 중에는 도쿄아사히신문사, 고쿠민신문사, 호우치신문사(현재 요미우리 신문), 도쿄니치니치(현재 마이니치 신문)신문사의 임원이 포함되어 있었음
  ·1926년에 도쿄방송협회, 오사카방송협회, 나고야방송협회가 하나로 합쳐져 일본방송협회가 출범하였는데, 이것이 현재 NHK의 전신임

   ☞ 이렇듯 일본은 방송을 시작하기 전부터 신문은 방송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의 방송은 저널리즘 기능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지 않아서 방송사 자체적으로 저널리스트를 직원으로 두지 않고, 신문사로부터 뉴스를 공급 받아 한 글자의 수정도 없이, 게다가 신문사로부터 제공받은 순서에 따라서 방송을 해야만 했음

  - 1951년 상업 방송이 시작되면서 각 지역에서 상업 방송의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다양한 단체가 신청을 했는데 그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이 각 지역의 신문사였음
  ·그 배경에는 전시 군부에 의한 미디어 통제정책이 있었는데, 당시 군부는 미디어를 통제하기 위해 일본의 각 현에 있었던 여러개의 지방지를 하나로 통폐합해 ‘하나의 현에 하나의 지방지(1도 1신문)’ 체제 구축
  ·이러한 정책에 따라 일본의 각 지방에는 그 지방에 뿌리를 내린 지방지가 각각 존재하게 되었고, 이러한 지방지가 상업 방송의 개국에 있어서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됨
   ☞ 일본의 상업 방송은 전국방송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NHK와는 달리 각 현을 단위로 지역 서비스를 하는 방송으로, 각 현마다 면허를 부여하고 있음
  ·이러한 결과로 요미우리신문과 니혼텔레비전, 마이니치 신문과 TBS, 산케이신문과 후지텔레비전, 아사히신문과 텔레비전아사히, 니혼케이자이신문과 텔레비전도쿄와 같은 자본 관계가 성립되어 있음

 
○ 신문과 방송의 밀접한 관계가 가져온 장점

  - 첫째 방송국의 경영적인 안정으로, 유력 신문사의 재력이 뒷받침해 자본의 공세에 대항할 수 있음 

   ☞ 1996년에 뉴스코퍼레이션사와 소프트뱅크가 제휴하여 텔레비전아사히의 주식을 대량으로 취득한 사건이 있었는데, 아사히신문사가 커다란 역할을 해 그 시도를 막을 수 있었음

 - 두번째 장점은 저널리즘 기관으로서 신문사의 취재능력과 기능이 텔레비전 뉴스에 반영되어 중요한 요소로서 활용되고 있다는 점

   ☞ 신문사와 방송사가 각각 직원의 교류나 취재협력 등을 통해서 밀접한 관계를 구축해 콘텐츠의 깊이를 더하고 있으며, 신문사의 간부가 방송국의 간부로 이동하는 것도 일본에서는 흔히 보는 일


○ 일본에서 현재 한층 더 진행되고 있는 규제 완화

 - 미디어 간의 상호 관계가 점점 더 깊어져 가면서, 서서히 거대한 미디어산업으로 통합과 재편성이 이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경향으로 글로벌화 흐름 속에서 각각의 매체가 연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지 않으면 세계의 추세에 뒤떨어지는 것은 명백함

 - 이에 따라 일본에서도 2006년 1월부터 방송 산업의 제도적인 개편이 시작되면서 규제 완화의 흐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
  ·‘왜 일본에서는 인터넷으로 텔레비전을 볼 수 없는 것인가’, ‘왜 일본에는 타임워너와 같은 유력한 미디어기업이 성장할 수 없는 것인가’
  ·지상파디지털방송의 IP방송을 통한 동시 재송신에 대해서는 지역을 한정하지 않을 것과 지역방송국에 대한 출자비율의 완화와 지주회사방식 도입 등 미디어의 집중배제규제 완화가 추진되고 있음


○ 신문과 방송의 관계가 저널리즘에 미치는 우려

 - 일본의 유력 신문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보수 정권과의 거리가 가까운 편인데, 이는 전후 점령군이 일본의 행정통치를 위한 도구로써 유력 신문이나 방송을 이용했기 때문임(점령기가 끝난 뒤에도 정권을 담당하는 보수 정권과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게 된 것임)

 - 그러나 방송은, 보수적인 경향이 뚜렷한 신문에 비해 그 정도로 보수색체가 명료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님
  ·방송은 신문과 달리 면허 사업이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에 대한 요구가 강해 상업 방송도 프로그램 기준 등에서 당파성의 배제에 대해 명시
  ·일부 지방에서 실험적인 시도는 있으나 지금까지 방송 미디어는 신문의 ‘사설’은 방송하지 않았음

 - 신문사의 논조가 그대로 계열 방송국에 반영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님
  ·일본의 신문이 정권에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는 체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정권 교체가 없었다는 데에 커다란 원인이 있다고 보는데, 일본도 정권 교체가 가능한 체제로 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봄
  ·한국의 경우 이미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는 등 일본보다 앞서 있고, 다른 아시아 국가도 마찬가지로, 향후 일본은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게 되면 신문과 방송은 지금까지의 체제를 바꿔야 할 것임

 - 앞으로 방송 본연의 존재에 ‘accountability(책임성)’의 추구가 요구되리라고 보는데, 방송 미디어는 시청자에게 그 활동?실천에 대해서 명확하게 해야만 함


○ 지방 미디어의 활성화와 신문·방송의 관계

 - 미디어의 육성에 대해서 생각할 경우, 지방의 신문사와 로컬 방송국이 서로 힘을 합칠 필요성이 있다고 보는데, 지역 미디어의 경영 기반이 강화되고 언론으로서 지역의 이해를 반영하고 대표하는 미디어가 존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음
  ·일본의 거대 신문은 보수 정권과의 거리가 가깝지만, 일본의 지방 신문은 반대로 훌륭한 논조를 전개하고 있음

   ☞ 일본국헌법 제9조의 개정이라고 하는 논쟁에 있어서 거대 신문이 적극적으로 개정을 주장하는 논조를 전개하는 반면, 일본의 대부분 지방지는 분명하게 전쟁반대 논조를 전개하면서 평화주의를 굳게 지키고 있음
  ·일본은 거대 신문 3사(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독자의 합계와 일본의 지방지 독자의 합계는 거의 비슷한 상황으로 미디어 소유의 규제 완화는 지역 미디어 육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봄

 - 미디어에 대한 규제 완화는 세계적인 추세로서 불가피한 상황임
  ·규제 완화에 따른 미디어의 다양화와 상업화도 급속도로 진행중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방송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함
  ·건전한 여론의 형성을 위한 공공(공영)방송의 역할은 명확하게 구분되며, 따라서 미디어 소유에 대해서 검토할 때 어떻게 하면 퍼블릭 서비스 방송을 유지하면서 발전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서 논의해야 함

   ☞ 1960년대 이후 서독에서 상업 방송의 도입이 검토되었을 때 자세하게 논의된 공공방송의 역할 등에 대한 내용과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공공(공영)방송의 위기 당시 영국에서 전개된 논의는 중요한 참고자료

 - 국가적 수준에서 국제 경쟁력을 가지는 미디어와 공공서비스미디어가 존재하는 것과 로컬 수준에 있어서 지역문화나 생활에 밀착한 미디어의 활성화라고 하는 두 가지 점이 앞으로 미디어의 전체상을 그리는 데 있어서 추구해야만 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함


○ 현재 일본의 문제점

 - 일본관료들은 공영과 상업방송이 공존하는 구조라 다양성의 측면에서 굉장히 혜택 받은 나라라고 생각함
  ·방송사들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을 보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쉬운 것, 스포츠, 날씨 등이 가장 많이 다루어지고 있음
  ·공공방송과 상업방송이 있는 것이 내용의 다양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는 것이 일본 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다양한 것이 나오지 않고 오히려 더 획일화되는 현상이 발생함

   ☞ 즉, 상업적 미디어라고 하는 것은 치열한 경쟁에 처했을 때 언론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음

 - 상업방송이 공공성을 추진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기에, 공공방송의 존재가 중요한데, 이런 기준에서 현재 NHK가 바람직하다고 보지 않음
  ·현재 NHK의 예결산 심의는 의회에서 하고 있는데, 이는 공영방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독립성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오는 것으로 향후 한국이 절대로 도입하지 않았으면 함

   ☞ 예결산 심의는 경영위원회가 하면 되고 정부와 의회에 대한 대응은 경영위원장이 하면 충분할 것으로 봄

  ·NHK에 경영위원회가 있는데 이런 조직의 인선에서 기자, PD 등 직능적인 이익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선택하면 어떨지 제안하고 싶음

 - 공영방송과 관련해 대부분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공영방송이 정말 시민들을 위해 공정하게 서비스를 한다면 세금을 재원으로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NHK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있기에 현재 일본은 세금이 아니라 수신료로 하는 것이 맞는데, 한국은 잘 검토해 주시기를 바람

○ 일본의 방송심의제도와 NHK의 문제점

 - NHK와 상업방송 모두 법률로 회사안에 방송심의위원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함
  ·일본의 방송은 면허 사업이기 때문에 심의 기준이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함

   ☞ 상업방송인 TBC의 방송기준 중 6번을 보면 정치·경제 사회상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공정한 입장을 지키고, 의견이 대립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가능한 많은 측면의 입장을 다루도록 명시하고 있음

 - 공영방송과 상업방송 모두 자체적으로 심의 기준을 지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가 불만을 갖게 되면 고충처리 기관을 통하면 됨

 - 개인적으로 NHK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경영위원회의 인선을 민주화해야 하고 경영위원회가 선출하는 사장에 대한 국민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함

   ☞ 이시카와 교수는 NHK 사장에 대해 일본의 대법원 판사와 같이 전국민 투표를 통해 찬성 반대 여부를 묻도록 하자고 제안함

 - NHK는 공영성 회복을 위해 채용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함
  ·엘리트 출신 학생들을 졸업 후 바로 채용하면 쉽게 권력층에 동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음
  ·대학을 갓 나온 젊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을 포기하고,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처럼 지방 신문 또는 방송에서 경험을 쌓고 좋은 실적을 남긴 사람을 채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면 좋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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